센 새우 by 뭉군

워싱턴을 갔을 때, 주요 싱크탱크를 돌아다닐 기회가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일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 비로소 체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상 앞에 앉아서 몇 천, 몇 만 불을 보내면서도 그 파급력에 대해 무뎠건만 직접 돌아다녀보니 한국학 진흥과 관련된 어떤 변화를 우리가 만들어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만난 주요 기관중 CSIS(Center for Strategic International Studies)에서 "센 새우"를 만났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설치한 Korea Chair 오피스 앞에는 아래와 같은 근육질의 새우가 그려져 있었다.

오피스 위치상 China Chair 와 Japan Chair 사이에 자리잡은 Korea Chair의 숙명(?)을 빗대어 그린 그림으로 고래등 싸움에 더이상 등이 터지지 않는 새우를 지향하고자 하는 이들의 일종의 바람이었다. 난 이 그림을 보고 뭐랄까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인구로 보나 땅 크기로 보나 일본과 중국이라는 강대국과 경쟁한다는 것이 힘든 것을 아는 바에야 조금 더 센 새우를 지향하는게 국익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하는 서글픔.

숙명적인 지리적 위치때문에 터질 새우등이라면 기왕이면 안터지기 위해 힘을 기르자는 현실주의자들의 말은 일견 옳아 보이지만 그러는 동안 도대체 평화는 누가 지킬까. Korea Chair 로 부임한 빅터 차(Victor Cha) 교수는 대표적인 현실주의자라고 알고 있었는데 상상과는 달리 순해 보였다. 국력증가로 위태로우나마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 또한 순진한 사람들의 생각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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