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정치인들이 살아남는 법


2008년 마닐라 거리에는 온통 저 사람의 사진이 도배되어 있었다. Bayani Fernando라는 사람인데 메트라 마닐라 개발청 (Metro Manila Development Agency)라는 공공기관의 장인 그는 공개적으로 2010년 대선출마를 밝히고 저렇게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MMDA홈페이지를 가보니 그의 사진이 여기저기 떡칠되어 있는 것이 더 가관이었다.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오늘의 마닐라는 그의 사진 도배가 아마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정치인이 되기 쉽다는 사실은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식에 가까운 것 같은데 필리핀의 경우 이런 상식을 더욱 일반화시키는 제도가 존재한다. 필리핀 선거당일에 유권자가 후보자의 이름 옆에 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쓰게 하는 현재의 제도가 유명인의 당선율르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사진과 이름이 투표장에서 더 잘 생각남은 자명한 일이다.

사실 이처럼 상시 길거리 홍보를 펼치는 정치인은 Fernando에 그치지 않는다. 현 대통령인 아로요의 사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래는 문닫은 은행 옆에 걸려있던 현수막으로 당시 아로요가 빈민들에게 500페소 캐쉬를 나눠주는 지극히 포퓰리스트적 정책을 홍보하고 있었다. 다시 대통령에 나올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개헌을 통해 대통령중심제를 의원내각제로 바꿔서 총리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로요 역시 홍보가 필요한 것이다.


아래의 사진에서는 아예 아로요와 페르난도가 함께 출연해서 다정히 웃고 있다. (MMDA의 우두머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페르난도와 레임덕에 시달리는 아로요는 협력해야 할 사이일 것이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보면 아래 사진은 한 세탁소에서 본 세탁소 등록증이다. 등록증이면 등록의 사실만 밝히면 되지 하필이면 등록을 해주는 지역의 우두머리 사진이 버젓이 함께 붙어 있다. (마닐라는 여러 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마 그중 한 시의 시장이 아닐까한다) 이처럼 생활속에서 마닐라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정치인을 머릿속에 자각하고 살고 있다.


by 뭉군 | 2009/10/27 22:56 | 동남아시아 소식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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