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태형 그리고 조롱적 시각들 by 뭉군



       <태형의 흔적. 사진출처: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법원은 25일 음주혐의로 태형 6대를 선고했던 무슬림 여성에게 형집행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법원이 밝힌 이유는 '너무 가혹하다'는 것. 스스로 반인권적 형벌이라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이러한 말레이시아의 한 발 물러섬은 이번 태형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모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지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태형을 부과한 것에 대한 동정여론이 국내외에서 비등했고 게다가 여성이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비난여론을 주도한 단체는 앰네스티 인터네셔널로 25일 자신들이 확보한 태형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엉덩이까지 공개하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압박했다.(원문기사) 한가지 새로운 사실은 말레이시아가 태형을 자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는 이민자들에게까지 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2002년 개정된 이민법에 의해 이들에게 태형이 가능하게 됐는데 금년 초까지 불법이민자들에게 4만7천여 건의 태형집행이 있었다고 한다.

물론 태형집행은 반인권적인 것으로 없어져야 옳다. 그러나 기존 언론들의 이사건에 대한 접근은 단순히 흥미 위주의 오리엔탈리즘의 재현에 그치고 있다.

한 예로 연합뉴스는 한달전 "성생활 공개는 구속, 술마시면 태형"이라는 관련기사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의 예를 끌어다 쓰며 다음과 같이 첫문장을 시작했다.

"성생활을 공개적으로 말했다고 구속? 술마셨다고 태형? 이슬람 국가에서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런 식의 단정적 표현은 무얼 말하는가? 상식에 어긋나는 사례를 열거하고 이슬람 국가에서 이것들이 가능하다고 단정짓는 것은 이슬람=비상식을 연상케 한다.

먼저 기사에 나온 '이슬람 국가'라는 표현이 적합한지 부터 따져보자. 이슬람 국가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국가의 이념적 기반으로 삼는다는 말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말레이시아 헌법에 따르면 이슬람은 말레이시아 연방의 종교이긴 하나 다른 종교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 말인즉슨 무슬림들에게는 종교생활에 관계되는 부분에 있어 샤리아를 적용하고 비무슬림들의 종교생활을 허용하고 이들에게는 속세법을 적용하겠다는 말이다. 이에 더해 연방법이 샤리아에 우선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물론 이 부분이 잘 안돼 연방법과 샤리아는 끊임없이 충돌해 온 것도 사실이다.)

태형의 경우 말레이시아 13개 주 중(말레이시아는 미국과 같은 연방국가다) 금주를 이유로 태형을 허락하는 주는 이번에 선고를 내린 파항주를 포함 세 곳 뿐이다. 이는 세속법이 일정부분 샤리아법의 전횡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결국 말레이시아가 인도네시아와 함께 '온건한 이슬람이 다수를 차지하는 세속국가'의 전형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기자들의 무지로 깡그리 무시되고 이 사건을 통해 이슬람에 대한 조롱성 뉘앙스를 지닌 기사만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중에 말레이시아 전문가인 세계일보의 박종현 기자의 기사는 돋보인다. 반인권적 현실에 대해 분명히 전달하는 한편 이를 바로잡기 위한 말레이시아내 제도적 장치와 시민사회의 노력을 분명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세계일보 2009/08/27 “여성이 맥주 마시면 맞아야 해!” “사생활까지 간섭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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