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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ad TV, June 12, 2009 "[기획기사] 한국내 난민을 찾아서, <1> 한국의 난민정책과 쟁점"
http://saladtv.kr/?document_srl=95405
6월 20일은 올 해로 아홉 돌을 맞는 세계 난민의 날이다. 지난 2000년 난민에 대한 전세계의 인식 제고를 위해 UN이 주도하여 만든 이 날은 매년 유엔난민기구 (UNHCR) 의 주관으로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관련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올해 난민의 날에도 많은 행사들이 예정되어 있다. UNHCR은 19일 금요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난민 관련 다큐와 영화 상영과 사진 전시 등을 예정하고 있으며 민간 난민인권단체인 난민인권센터(NANCEN, 이하 난센)과 피난처에서도 20일 오후 각각 서울 동화면세점과 중앙우체국 앞에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그 의의를 알리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이번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샐러드TV는 일반인의 인식 변화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방향과 의지가 난민문제에 중요함을 인식하면서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6편에 걸쳐서 마련될 이번 기획은 최근 한국에서 꾸준히 증가해 온 난민들의 유입을 두고 정부의 정책들을 살펴보고 각국의 난민지위 신청자들이 한국에 와서 겪는 어려움과 그들의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의 힘든 여정을 소개한다.
난민, 조국에서도 타국에서도 외면받는 사람들
난민(難民)이라 불리우는 사람들은 그저 살기가 어려운(難) 사람들이 아니다. 1951년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The 1951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Refugees)에 따르면,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견해, 특정 사회 단체 참여 등의 이유로 인한 박해의 공포를 피해 조국을 떠난 후, 귀환하지 못하거나 귀환하려 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따라서 이 조약에 가입한 모든 국가는 타국에서 온 난민신청자들이 위와 같은 이유로 본국으로부터 박해를 받아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well-founded fear)'가 있고 이들이 돌아갈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이상 이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
한국은 1992년에 난민협약 및 난민 의정서에 가입한 이래, 1994년부터 난민 신청을 받아왔다. 올해 4월까지 총 2,262명이 한국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고 그 중 107명이 난민 지위를, 71명이 난민에 준하는 인도적 지위를 인정 받았다. 이러한 숫자는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로, 난민 지위를 부여 받은 사람 1명당 한국의 총인구 비율은 백만 여 명으로 캐나다 443명, 미국 578 명 영국 972 명 등에 비해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이를 각국의 경제상황 이외에도 정치적 의지의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경우, 94년부터 2000년까지 단 한 명도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다가 2000년 UNHCR 집행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되고서야 그 이듬해부터 난민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2001년과 2002년에 한 명씩을 받아들였던 정부의 인색함은 2003년에 비로소 12명, 2008년에는 36명을 인정하며 그 의지를 구체화 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난민 신청.인정자 도표> 신청 허가 인도적지위 불허 철회 총계 2,262 107 71 529 341 1994-2003 251 14 13 50 39 2004 148 18 1 7 9 2005 410 9 13 79 29 2006 278 11 13 114 43 2007 717 13 9 86 62 2008 364 36 22 79 109 2009(4월) 94 6 0 114 50 자료: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 2009년 4월 그러나 그 수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인다. 난센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36명중 법무부의 난민지위인정심사 절차에 의해 인정받은 사람들은 6명에 불과하고 16명은 법무부로부터 불허 판정을 받고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리한 경우고, 나머지 14명은 국제법에서 보장하는 '가족결합의 원칙'에 따라 난민 지위 인정자 본인의 가족이라서 자동적으로 인정받은 경우였다. 실제로 정부의 의지로 난민지위를 부여한 사람은 10명도 안되는 셈이다. 전체적으로는 2008년 말까지 한국에서 난민지위를 인정받은 101명 중 법무부에 의해 인정받은 사람들은 51명에 불과하다. 밖으로 알려진 수치와는 달리 미지근한 수준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난민들의 인권 침해 사례를 조사하던 국가인권위원회의 이주인권과가 지난 4월 현정권의 인권위 축소방침으로 없어졌다. 난민들을 비롯한 한국을 찾는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던 부서가 사라진 것이다. 또한 정부의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단속 또한 엄격해 졌다. 한 예로 기자가 만난 한 난민 신청자는 정부기관으로부터 금년 5월부터 정부 정책이라며 모든 난민 신청자들이 취업활동이 금지됐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법제상으로는 원래 불법이었지만 그가 2004년에 난민지위를 신청했을 때 "인권보호 차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해주겠다"던 정부가 이제는 법대로 하자며 이들의 생존수단을 옥죄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이러한 무관심은 난민권리 보장과 관련한 시민사회의 역할 증대로 이어져 왔다. 90년대 말부터 피난처와 코람데오 등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한국을 찾은 난민들에게 쉼터와 법적 조력 등을 제공하는 단체가 활동하기 시작해 한국내 난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으며 금년 3월에는 한국 난민제도 개선과 국내외 연대를 기치로 난민인권센터(NANCEN)가 그 활동을 개시했다. 이러한 난민 지원 단체들의 등장은 난민인정에 소극적인 정부에 압력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또 한편으로는 난민보호에 정부의 역할부재를 채워주는 역할을 했다. 한 예로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는 "2000년 이후 민간단체에서 난민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 졌다"고 말하고, 그 예로 "2003년부터 (난민 인정 제도하 협의기구인) 난민인정협의회에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여한 것"이 그 해 난민 인정자 수의 급증을 이끌어 낸 활력소였음을 지적했다. 또한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난민지원시설이 2012년으로 예정된 탓에 난민들을 위한 쉼터 제공 역시 상당부분 민간 단체들이 떠맡고 있는 실정이다. 난센의 최원근 사업팀장은 "2012년까지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금년 내 난민 전용 쉼터의 개장을 목표로 난센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난민 인정 제도의 새로운 쟁점,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한국에서 현재 난민 인정에 대한 기본 사항은 출입국관리법에 규정(제76조)되어 있다. 지난 1994년 한국이 난민 신청을 최초로 접수하면서 마련된 조항인데 규정의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또한 여타 외국인의 출입국을 관리하는 조항들과 함께 존재하는 상황이 난민을 밀입국자로 인식하게 하는 등, 자칫 난민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줄 우려가 있어 난민법이라는 독립적인 법안을 시민사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최근 국회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통해 난민 인정에 관해 지금껏 지적된 사항들을 추가했는데 그 내용 중 난민에게 국제법의 준거가 되는 '난민협약에서 규정하는 지위와 처우가 보장되도록 노력'한다는 점, 난민들을 위한 교육 및 의료 지원 등을 위한 '난민지원시설을 둘 수 있다'는 규정의 신설이 진일보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이 법안은 6월 20일 난민의 날을 맞아 시행될 예정이다. 국회안과는 별도로 정부는 금년 4월 난민제도를 포괄하는 법인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놓고 6월 국회에 상정을 준비 중이다. 개정이유로는 '외국인의 국내체류 편의를 위하여 현행 제도의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함을 들었다. 정부의 개정안에 따르면, ▲난민에 대한 정의 ▲난민 심사 중인 사람에 대한 강제퇴거 집행정지를 규정 ▲난민의 임의적인 장기보호를 방지하는 조항 신설 등이 새롭게 추가될 예정이다. 법무부 개정안에 대한 시민단체의 입장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지난 4월 20일 이주민 인권보호에 앞장서 온 40여 개의 시민단체들이 모여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냈는데, 난민 부분에 대한 의견을 살펴보면 칭찬이라고는 임의적인 구금을 방지하는 부분에서만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것이 전부고 여타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의견서에 따르면 법무부의 개정안이 그간 유엔난민기구, 국가위원회, 국제 앰네스티 등 국내외 인권 단체의 의견과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공청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을 '거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연이은 국회와 정부의 개정안에도 어떤 점이 미흡한 걸까. 일선에서 난민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은 공통적으로 난민인정절차의 신속성 부재가 난민 신청자들에게 많은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한다. 짧게는 1년, 길게는 8년까지 걸리는 현재의 인정절차는 난민 신청자의 취업금지 조항과 맞물려 그야말로 난민신청자들을 피말리게 한다는 것이다. 개정안은 이러한 장기화되는 인정절차에 대한 언급 없이 그저 신청 후 1년이 지난 사람에 한에 법무부장관의 허가 아래 신청인의 취업활동을 허가한다고 규정한다. 그나마 난민지위 신청자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약간의 짐은 덜었지만 여전히 1년이 안된 신청자와 고령자나 환자 등의 상황은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피난처의 이호택 대표는 "취업에 성공한 난민 인정자들의 직업을 살펴보면 대개 3D 업종에 한정되는 상황이라 정부가 이들이 한국사회의 다양한 부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성이나 특기에 맞는 직업을 소개하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 한가지 문제는 난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사회권 관련 법률이 난민들을 사회보장제도의 수혜자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6월 20일에 시행될 국회 개정안은 그저 "「난민협약」이 규정하는 지위와 처우가 보장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76조의 8, 1항)고 말했을 뿐 이러한 노력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명시하지 않았다. 난센의 최원근 사업팀장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각종 사회보장법률의 대상자를 명시한 조항에 난민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는 활동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시민사회는 ▲난민 신청자의 정보부족, 법률구조 미비 등에 대한 법규정 신설 ▲신청부터 결정시까지 기간제한이 여전히 법률로 규정할 것 ▲난민 신청자가 가진 공포를 입증하는데 여전히 엄격한 입증을 요구하는 부분에 대한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난민들은 누구인가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최근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온 것도 사실 그 배경으로 한국사회에서 난민을 비롯한 이주민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반증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난민의 경우 지난 94년부터 2003년까지 251명이 한국에 난민지위를 신청했지만 2004년부터 2009년 5월 현재까지 6년 남짓한 기간에 그 열 배에 가까운 2056명의 난민 신청자가 있었다고 한다. 이들의 국적 또한 다양하다. 가깝게는 중국 출신의 신청자들이 334명 그리고 멀리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 온 난민 신청자들이 178명이나 되었다. <2009년 5월 현재 난민 지위 신청자의 국적> 계 네팔 중국 미얀마 스리랑카 나이지리아 우간다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기타 2,307 377 334 217 191 178 153 118 106 633 자료: 법무부 국적난민과 한마디로 세계 곳곳에서 본국으로부터 박해받는 난민들이 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힘없는 두드림은 한국의 현실을 마주하면 더 약해진다. 한국의 난민제도에 관한 정보 부족도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한국 국민들이 이들 난민들의 사정에 관해 잘 모를뿐더러 편견까지 가진다는 사실이다. 한 난민 인정자는 자신이 취직하려 했던 수많은 업체의 어떤 고용주도 난민비자 (F-2-2)로 외국인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쫓겨났다고 하소연했으며 다른 한 난민 지위 신청자는 신청 후 관련기관과 단 한차례의 면담도 갖지 못했는데 난민 지위 불허 이유서에는 박해의 시점을 "면담시마다 다르게 진술했다"는 어이없는 이유가 버젓이 씌어있었다며 울먹였다. 앞으로 마련될 5편의 후속기사에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더 귀기울여 들어볼 것이다. 각각 네팔, 중국,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그리고 콩고에서 온 난민들을 만났다. 심층 인터뷰와 자료조사를 토대로 마련된 이번 기사들에서는 이들을 탈출하게 만든 본국의 상황, 한국에 오게 된 사연, 한국생활에서의 어려움, 난민 인정 후 달라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과연 대한민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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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4 21:20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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