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23일
[필리핀] 사법시험
꽃가루에서 느껴지듯이 시험끝나는 날이 완전 축제분위기다. 사법시험이 이 나라에서도 대단한 시험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한편, 시험이 우리나라처럼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합격율이 지극히 낮다면 저렇게 호들갑 떨다가 시험 망친 다수에게 테러당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이 밝히는 합격율은 그리 높지 않다. 지난 2001년에는 사상최고의 합격율을 기록했다는데 그 때 합격율이 32.89%였다고 한다. 평년에는 약 20여 %의 응시자만이 합격의 기쁨을 누린다. 합격율이 지극히 낮은 이런 시험이 끝나고 이들은 왜 즐거워 하는 것일까? 단순히 필리핀 사람들이 낙천적인 탓일까?
두번째 사진에서 약간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무슨 졸업식마냥 홀가분함이 넘치는 이 사진에선 이제 공부에서 해방된 한 수험생을 염색을 시키려는지 그의 머리위로 연신 맥주를 부어대는 친구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흰 티를 입은 사내의 등판을 자세히 보면 Ateneo law school이라고 써있다. 여기서 Ateneo는 Ateneo De Manila를 일컫는 통칭인데 이 대학은 필리핀에서 사법시험 합격율 최고를 자랑하는 명문대다. 이 학교의 사법시험 합격율은 전국 최고수준인데 지난 백년간 줄곧 90%에 육박하는 합격율을 보였다고 한다. 따라서 사진속 인파는 아테네오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다. 시험보는 거의 모든 아테네오 학생들이 합격한다는 말이니 기다리는 이들도 마음놓고 즐길 수 있으니까 꽃가루도 뿌렸을 테다. 거의 붙은 거나 다름 없으니.

필리핀 사람들이 이처럼 사법시험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그렇듯 법조인의 길이 돈과 명예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핀의 숱한 정치인과 법조인이 사법시험 합격자들이다. 독재자 마르코스도 1939년에 사법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바 있다. 현 대통령인 아로요의 아버지인 Diosdado Macapagal 도 1936년에 수석으로 합격했다. 또한명의 대통령인 Manuel Roxas도 수석이었다. 이거 뭐 사시 수석은 대통령 직행 티켓인가.
# by | 2009/11/23 23:01 | 동남아시아를 찍다 | 트랙백 | 덧글(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