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 미국과 버마

오늘 국제교류재단에서 주최하는 빅터 차 교수의 강연회 비슷한 것에 참석했다. 오바마의 아시아 순방의 의미를 따지는 자리였는데 학문적인 이야기는 안하고 주로 미국의 외교정책과 관련된 말랑말랑한 이야기가 오고 가서 그런지 흥미로운 자리였다. 무엇보다 공짜로 주는 점심이 맛있었다. 3만5천원짜리 일식 정식이라 한다.

빅터 차는 미국의 아시아외교와 관련해 상당히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인물로 오늘 자리도 일종의 오바마 정부 내부 정보를 듣는 성격이 강했다. 차 교수는 강연 서두에 버마에 대한 미국의 유화책을 두고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미국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외교대상이라고 칭했다. 얼마전에는 상원의원이 방문하더니 마침 오늘은 또다른 고위급 외교관이 버마를 방문해서1) 여러가지 유화적인 제스쳐를 취하고 왔다. 진짜로 핵무기를 개발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함께 군부가 추진하는 내년에 있을 선거가 불완전하더라도 민주주의로 가는 일종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 하다.


1)Fuller, Thomas.“U.S. Diplomat Meets Myanmar’s Top Dissident and Urges Junta to Work With Her.”The New York Times, November 5, 2009, sec. International / Asia Pacific.

http://www.nytimes.com/2009/11/05/world/asia/05myanmar.html?_r=1&ref=asia.


 

by 뭉군 | 2009/11/05 20:17 | 동남아시아 소식 | 트랙백 | 덧글(0)

[싱가포르] 아침 토스트 세트


싱가포르에서 가장 흔히 먹게되는 아침식사의 모습이다. 동네 호커센터에 가면 토스트를 파는 가게가 꼭 있는데 거기서 대부분 toast set 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음식이다. 대부분 2달러에서 3달러 사이의 저렴한 가격이다.

얇은 식빵을 바삭하게 굽고 식빵 사이에 버터조각과 코코넛 잼인 카야잼을 바른다. 몇 개 안되는데 저 옆의 커피와 함께 마시면 달고 맛나다. 다방커피 색깔의 저 커피엔 연유가 듬뿍 들어가 있다. 달디 단 커피라고 생각하면 된다. 은근히 땡긴다.

토스트 셋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왼쪽 하단의 계란요리다. 우선 계란 2개가 반에 반숙정도 익혀서 나온다. 그걸 깨서 접시에 쏟으면 저런 느물느물한 모양새다. 그냥 먹기엔 느글느글하니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간장과 후추(로 생각됨)를 적당히 뿌려준다. 그냥 간장은 아닌 것이 계란과 섞이면 상당히 맛나다. 여튼 적당히 뿌려 먹노라면 참말로 행복하다. 겉보기엔 느끼해 보이지만 꾸준히 먹다보면 참 별미다.

싱가포르에서 제일 그리운 것들 중 단연 으뜸인 음식이다.  

by 뭉군 | 2009/11/04 22:10 | 동남아시아를 맛보다 | 트랙백 | 덧글(0)

[필리핀]정치인들이 살아남는 법


2008년 마닐라 거리에는 온통 저 사람의 사진이 도배되어 있었다. Bayani Fernando라는 사람인데 메트라 마닐라 개발청 (Metro Manila Development Agency)라는 공공기관의 장인 그는 공개적으로 2010년 대선출마를 밝히고 저렇게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었다. MMDA홈페이지를 가보니 그의 사진이 여기저기 떡칠되어 있는 것이 더 가관이었다.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오늘의 마닐라는 그의 사진 도배가 아마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정치인이 되기 쉽다는 사실은 많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식에 가까운 것 같은데 필리핀의 경우 이런 상식을 더욱 일반화시키는 제도가 존재한다. 필리핀 선거당일에 유권자가 후보자의 이름 옆에 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의 이름을 쓰게 하는 현재의 제도가 유명인의 당선율르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사진과 이름이 투표장에서 더 잘 생각남은 자명한 일이다.

사실 이처럼 상시 길거리 홍보를 펼치는 정치인은 Fernando에 그치지 않는다. 현 대통령인 아로요의 사진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래는 문닫은 은행 옆에 걸려있던 현수막으로 당시 아로요가 빈민들에게 500페소 캐쉬를 나눠주는 지극히 포퓰리스트적 정책을 홍보하고 있었다. 다시 대통령에 나올 수는 없지만 끊임없이 개헌을 통해 대통령중심제를 의원내각제로 바꿔서 총리로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로요 역시 홍보가 필요한 것이다.


아래의 사진에서는 아예 아로요와 페르난도가 함께 출연해서 다정히 웃고 있다. (MMDA의 우두머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페르난도와 레임덕에 시달리는 아로요는 협력해야 할 사이일 것이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어보면 아래 사진은 한 세탁소에서 본 세탁소 등록증이다. 등록증이면 등록의 사실만 밝히면 되지 하필이면 등록을 해주는 지역의 우두머리 사진이 버젓이 함께 붙어 있다. (마닐라는 여러 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마 그중 한 시의 시장이 아닐까한다) 이처럼 생활속에서 마닐라 사람들은 끊임없이 그들의 정치인을 머릿속에 자각하고 살고 있다.


by 뭉군 | 2009/10/27 22:56 | 동남아시아 소식 | 트랙백 | 덧글(0)

[태국]아유타야


아유타야 여행은 그야말로 시간속으로의 여행이다. 이곳은 18세기 버마인들로부터 습격받아 폐허로 변한 후 시간이 멈춰버렸다. 멋들어지게 재건하진 못했지만 오히려 옛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도시가 더 매력적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이 폐허위에 덧붙인 것은 저 노란 천이 전부인듯 하다. 

by 뭉군 | 2009/10/19 21:25 | 동남아시아를 찍다 | 트랙백 | 덧글(0)

[싱가포르]Long Bar

점잖은 사람들이 앉아 신나게 땅콩 껍질을 바닥에 흘린다. 부러 불어 떨어뜨리기도 하고 괜히 옷에 묻은 가루를 털어내기도 한다. 이곳에선 벌금 걱정할 일은 없다. 그러나 재미있는 점은 이미 롱바에 온 사람들은 싱가포르 슬링을 홀짝이며 많은 돈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벌금이 비싼 음료수에 포함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길거리에서 함부로 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열린 해방구로써의 롱바라는 식의 표현은 별로 와닿지 않는다. 기실 찾아온 손님을 둘러보니 태반이 관광객이다.

by 뭉군 | 2009/10/12 23:47 | 동남아시아를 찍다 | 트랙백 | 덧글(0)

[싱가포르] 거북이


부킷티마 근처의 식물원에서 만난 거북이 무리들. 줄지어 앉아 여유롭게 날씨를 즐기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by 뭉군 | 2009/10/07 00:39 | 동남아시아를 찍다 | 트랙백 | 덧글(3)

[싱가포르] Catherine Lim

Mydans, Seth. “A Romance Writer Jabs at Singapore’s Patriarchs.” The New York Times, September 19, 2009, sec. International / Asia Pacific.
http://www.nytimes.com/2009/09/19/world/asia/19singapore.html?ref=asia&pagewanted=all.

캐서린 림은 '마초국가'로 불리는 싱가포르에서 여성적인 부드러움을 무기로 (이 기사 제목마냥) 잽을 날리는 소설가이자 정치평론가다. 그의 잽은 상당히 매섭다. 싱가포르 국민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신문지상에서 떠들기 때문이다. 그가 줄곧 주창해 온 "거대한 애정의 간극great affective divide"이라는 표현이 이를 잘 보여준다. 뭇싱가포르 사람들은 엘리트 정부가 제공해온 부는 사랑했지만 엘리트들 자체는 사랑하지 않아서 생긴 간극이 커질대로 커졌다는 림 씨의 지적이 그것이다.

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올 듯한 냉철함이 이들에게서 풍기기 때문이다. 즉 인간미가 없어 보인다. 그 정점에 선 인물이 리콴유 전 총리자 현 고문 장관이다. 그는 90세를 바라보는 고령이건만 행동거지에 꿋꿋함을 잃는 법이 없다. 그를 강연회건 어디서건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싱가포르 사람들은 행운이라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결단력 있는 제스쳐며 말투가 강한 카리스마를 형성해 범접하지 못할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이다.

                          

                                               출처) http://www.lifeintheninth.com/%3Fcat%3D1

이제는 지나온 인생을 뒤돌아보며 그 성격 좀 누그러뜨릴때도 되었건만 여전히 카랑카랑함을 자랑하는 그는 실제로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한 젊은 패널이 "대다수 싱가포르인들이 정부의 철권통치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자 이에 대한 설전을 벌인 끝에 "나는 내 손자들이 말대꾸를 하면 대부분 받아주지만 일정한 선을 넘으면 찍어눌러 버린다"고 말해 분위기를 싸늘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리콴유 이후 고촉통이나 리센룽 총리하의 싱가포르는 리콴유 시절에 비해 비교적 연성화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비단 정책뿐만 아니라 각각 정치인의 모습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훨씬 더 부드러워졌다. 한 번은 리센룽 총리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는 시종일관 웃음띤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질문은 주로 왜 우리에게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해 주지 않느냐는 것이었는데 아버지처럼 화도 안내고 조근조근 잘 설명하는 총리의 모습에 싱가포르 권위주의가 이런 부드러운 모습을 띠고 상당히 오래갈 것이라는 불길한 감이 드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다시 림 씨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는 '마초국가'의 정부에 별다른 위협을 주지 않는 존재인듯 하다. 마치 싱가포르가 "우리도 이런 이야기를 할 만큼의 자유가 있다"라고 선전하는 프로파간다의 전형적인 예마냥 림 씨는 상당히 노골적으로 그리고 자유롭게 정부의 심기를 건들고 있다. 그 이유는 Tan 교수의 분석에도 드러나듯이 정부는 림 씨의 주장을 마초국가에 대비되는 연약한 여성적 목소리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 듯 하다. 리콴유를 비롯한 엘리트들 머릿속에는 하나의 거친 도식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지난 반세기 싱가포르의 성공을 증거한 "합리적 도시계획+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하지만 세련된 탄압+종파를 비롯한 어느 특별한 가치에 이끌리지 않는 도식적 평등정책" 등의 행위들을 강한 남성성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비해 림 씨와 같은 주장 - 때로는 주먹보다 대화나 설득이 엘리트와 국민들간의 높은 벽을 허물 수 있는 길-은 그저 집안에서 별다른 영향력 없는 아내의 타박 정도로 받아들이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림 씨의 주장이 마냥 묻히진 않을 것이다. 현 총리가 열심히 물을 적시고 있지만 이미 뻣뻣해질 대로 뻣뻣해진 마초국가의 기반은 고령의 리콴유의 다가올 죽음과 함께 짧은 시간에 박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사람들이 파당 풀밭을 메워 변화를 요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변화는 림 씨가 말한 "거대한 애정의 간극"이 차차 메워지면서 서서히 다가올 지도 모르겠다.

by 뭉군 | 2009/10/04 22:29 | 동남아시아 소식 | 트랙백 | 덧글(0)

[싱가포르] 부고



싱가포르 신문에 난 궂긴소식의 일부. 같은 고인의 사진이 두장이 나란히 보이는 까닭은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장례식장의 화환이 고인의(혹은 자식들의) 생전 영향력을 방증한다면 싱가포르는 신문에 얼마나 크게 나가느냐가 고인의 생전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크게는 한 면을 다 차지한 애도광고까지 나오곤 하는데, 불손한 생각일지는 몰라도 리콴유가 죽는다면 아마 모든 신문들의 광고면들이 아마 위의 사진처럼 도배되지 않을까 싶다.


by 뭉군 | 2009/09/28 23:25 | 동남아시아를 찍다 | 트랙백 | 덧글(0)

[태국] 북유럽에 간 그들

Bertil Lintner, and Bertil Lintner. “Thai Workers Fly to Sweden Where the Wild Berries Are.” Text, September 23, 2009. http://yaleglobal.yale.edu/content/thai-workers-fly-sweden-where-wild-berries-are.

내가 고국을 떠나 사는 태국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은 노르웨이에서였다. 당시 한국계 노르웨이인들(대부분 입양돼 노르웨이 인으로 커온) 몇몇과 어울리곤 했는데 (사실 정확히 친구의 친구라고 해야 옳을 듯 ㅎㅎ) 한 친구가 소개시켜준 페인트칠 알바의 고용주의 아내가 태국인이었다. 그에게 들은 바로는 노르웨이에서 숫자로만 따지면 외국인 신부 출신 국적 1위가 태국이라고 한다. 그 집에는 태국 친구들이 종종 놀러오곤 했는데 다들 결혼이민자였다. 그 때 처음으로 태국인들이 북유럽에도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사는 노르웨이 옆에 있는 스웨덴에 사는 태국인들의 삶을 설명하고 있다. 결혼이민자 말고도 이주노동자들도 2007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계약상 그들이 하는 일은 베리를 따는 일이라는데 다른 이주노동자들에 비해 태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생산성이 월등히 좋다고 한다. 그걸 보면서 나는 뜬금없이 인권위에서 고용허가제 5주년 토론회때 발언했던 경주에서 온 목수 아저씨의 무식한 일갈이 떠올랐다. 당시 열악한 실태를 알리기 위해 태국에서 온 여성 이주노동자가 한 명 앉아서 경험을 이야기했는데 그녀는 베리가 아닌 상추를 따는 일을 하고 있었다. 휴일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고 성추행에 낮은 임금(80만원)을 받는 그녀에게 아저씨는 "상추따는게 뭐가 힘드냐"고 물으며 "80만원이면 태국에서 아주 큰 돈 아니냐"고 핏대를 세웠었다. 스웨덴에서 비슷한 일을 하면 3-4백을 받는다는데 물가를 생각해도 꽤나 받는다. 그 목수 아저씨, 스웨덴 같은데 보내서 베리 좀 따게 해 줘야 하는데...










 

by 뭉군 | 2009/09/27 23:28 | 동남아시아 소식 | 트랙백 | 덧글(0)

[싱가포르] HDB 그리고 엘레베이터


싱가포르엔 아직도 재개발이 안된 60년대 식의 아파트가 있다. 주공아파트 개념인 초창기 HDB가 그것이다. 6개월 정도를 그런 아파트에서 산 적이 있었다. 상당히 앙상한 느낌이다. 시멘트를 발라 벽돌을 얹고 그 위에 페인트를 바른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벽면하고 나무로 된 문이 이런 집들의 특징이다. 처음엔 그럭저럭 사는게 괜찮았는데 어느날 난 내 침대 시트를 들추다가 까무라치는 줄 알았다. 소위 bedbug 이라 불리는 놈들이 내 침대 시트 아랫면에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출처: http://maloneki.files.wordpress.com/]


이름도 생소한 침대벌레, 이들은 주로 사람 피를 빨아먹으면서 사는 기생충들이다. 어쩐지 자고 일어나면 여기저기 가렵고 빨갛게 부풀어 오른 것이 이상하긴 했었다. 그런데 이놈들 박멸하기가 아주 힘들다. 위키피디아에 의하면 아무것도 먹지않고 꽤나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어서 더욱 박멸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평소엔 침대 시트 아랫쪽이나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살다가 불이 꺼지면 활동하기 시작하는 밤손님 되겠다.

어쨌든 이놈들 때문에 치를 좀 떨다가 집을 옮겼다. 옮기고 나서 내 가방이며 뭣이며 다 뜨거운 물로 담궜더만 이사한 집까지는 따라오지 않았다. 생각만 하면 끔찍하다.

이야기가 샜는데 본래 하려는 이야기는 베드버그가 아니라 HDB의 엘레베이터에 관한 것이다. 싱가포르의 유명한 영화인 <싱가포르 드리밍>에는 줄로 사회적으로 실패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전형이 나오는데 그중 하나가 능력있는 아내에 비해 초라한 삶을 살아가는 한 40대 아저씨가 나온다. 그런 그가 자괴감을 못 이기고 엘레베이터에서 오줌을 갈기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은 전혀 픽션이 아닌 것이 최근까지 싱가포르는 엘레베이터에서 남몰래 방뇨하는 사례가 횡행했다. 이것이 큰 사회문제(?)로 비화돼 정부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일부 범법자들을 색출해 신분을 공개할 정도였다고 한다.

싱가포르에서 엘레베이터만큼 개인적은 공간은 없을 듯 하다. 날씨가 더운 탓에 집집마다 창문을 열고 대문도 연 채, 창살문만 닫고 지낸다는 점을 보면 집안도 그리 사적인 공간으로 보이진 않는다. 엘레베이터는 일단 문만 닫히면 나만 홀로 있게 된다. 게다가 사진의 엘레베이터처럼 오래된 것들은 CCTV도 없다. 이렇게 오래된 엘레베이터에 "오줌 탐지기Urine Detection Device"라는 것이 갖춰져 있다는 전투적 문구를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과연 어떤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이런 누추한 엘레베이터에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그나저나 베드버그나 오줌탐지기가 장착된 엘레베이터나 점점 보기가 힘들어질 것 같다. 싱가포르에 그나마 존재하던 초창기 HDB가 재개발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로 제대로 한 방 맞은 경제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그러지 않아도 공사판인 이 섬이 삽질로 가득하게 생겼다.

by 뭉군 | 2009/09/27 21:00 | 동남아시아를 찍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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